코로나19 대구 진단검사 우선순위 변경 '신천지신도→일반시민'

정부 "대구서 지역사회 감염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됐다고 평가"
"신천지 신도 여부 떠나서 고위험군부터 우선 검사"

정부가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것으로 보고, 일반 대구시민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지금까지는 코로나19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던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들을 대상으로 검사가 우선 실시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시민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를 볼 때,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신천지 신도 중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가 완료됐고, 일반 시민의 확진환자 발생률이 낮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신천지 신도들보다 일반 대구시민에 대한 검사를 좀 더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방역당국은 자가격리 중인 신천지 신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유증상자와 고위험집단 중심으로 진단검사를 시행하되, 일반 대구시민들에 대한 진단검사를 확대해 조기에 환자를 찾고 고위험 환자를 집중해서 돌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 우선순위 변화가 신속하게 실행되도록 대구시와 협의하고 있다"며 "대구시민을 위한 선별진료소를 확대하고 취약계층 방문검사도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진단검사가 진행되면서 일반 시민들은 오히려 검사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대구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사망자 유족 중 한명은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가 지연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사망자는 결국 사망 후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에 따라 중대본은 사망을 최소화한다는 목표 아래 진단검사의 우선순위를 변경했다고 거듭 설명했다.특히 신천지대구교회 9천여명 신도 중 유증상자 1천300여명에 대한 검사가 완료된 것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김 총괄조정관은 "(대구에서) 무증상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검사에 집중하다 보니 실제 검사가 필요한 일반 대구시민들이 제때 검사를 받을 기회를 놓치는 문제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신도 여부를 떠나 고위험군부터 우선 검사하고,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쪽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구시와 중대본,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와 관련해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위험도에 따라 의료 자원을 우선 투입하는 원칙을 적용해 더는 사망이 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대본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9천여명 중 유증상자로 분류된 1천300여명은 진단검사를 받았고, 나머지 신도들에 대해서도 차례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전날까지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5천여명의 검체 채취가 완료돼 약 2천3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아직 검사를 받지 못한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들에게는 2주간 자가격리를 연장하도록 하고,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그 밖의 대구시민은 최근 1주간 약 1만1천여명이 검사를 받았고, 1천3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확진자로 분류된 대구시민의 상당수가 신천지 신도의 가족이나 지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는 대구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