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靑 때린 北 김여정 "겁먹은 개·저능한 사고"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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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명의 첫 담화, 정치적 위상 높아졌나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3일 밤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전날 청와대가 북한의 초대형방사포 발사 시험에 유감을 표하자 직접 대응에 나선 것으로 김 제1부부장 명의의 첫 담화라는 데 의미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은 자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김 제1부부장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 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최근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호 2발을 쏜 것에 대해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것이 아니다"면서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인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 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 참으로 미안한 비유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며 원색적인 표현도 쏟아냈다. 김 제1부부장은 한미 군사훈련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3월 강행하려던 함동군사연습도 남조선에 창궐한 신형코로나비루스(코로나19)가 연기시킨 것"이라면서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다. 김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김 제1부부장이 대남 비난에 나선 것을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그는 대남 유화를 유도하며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 김 제1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의 현재 공식 직함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만 발표됐지만 당 핵심 기관인 조직지도부를 지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리만건 조직지도부장이 공개 해임된 뒤 사실상 조직지도부 1인자가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