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의 기습적이고 이례적인 화법 '데뷔 담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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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란 제목의 담화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담화는 김여정의 '데뷔 담화'다. 하지만 수위와 화법이 '이례적'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직설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으로 가득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의 격앙된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긴급관계부처 장관의 화상회의를 열었고, 회의 종료 후 참석자들이 북한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청와대의 입장 발표에 김 위원장의 혈육이자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서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김여정은 전날 오후 10시30분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담화에서 청와대를 겨냥해 '적반하장의 극치'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 등 시종일관 거침없이 유감을 표현한 뒤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이어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며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 장비를 사 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 보기 싫은 놀음은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라고 꼬집었다.
김여정의 담화 수위와 화법에 대해서 "아무리 '백두혈통'이라 하더라도 남측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제1부부장 명의 담화라고 보기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연합뉴스>를 통해 "김여정의 첫 대남 담화 내용은 사실상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남측 정부에 대한 최고 수준의 불만과 유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김정은 명의의 비난 담화를 내놓지 않은 것은 우리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니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여지껏 북한의 대남 비난은 외무성이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 기구, 군부의 몫이었던 데다 노동당 부장이나 제1부부장 직함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여정은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한과 대화 물꼬를 튼 메신저로서, 대남 특사는 물론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엔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과 함께 유일하게 배석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자신의 여동생이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담판에 나선 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해 그의 위상과 정치적 입지를 가늠케 했다.지난해 10월 말에는 고(故) 이희호 여사 유족에게 보내는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 통일각에 내려오기도 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인사 개편이 이뤄진 노동당 전원회의를 기점으로는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이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 상당수다.
이번 담화를 통해 등장한 김여정의 경우 이제 비서실장 격을 넘어 대내외 노선과 정책의 결정을 비롯한 국정 운영 전반에서 핵심축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북한은 김여정의 대남 비난 담화를 주민들이 접하는 대내용 매체에는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발행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이 담화가 실리지 않은 것이다.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이나 전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 등에서도 역시 담화가 보도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이 향후 북미 대화 추이 등 한반도 정세를 지켜보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란 제목의 담화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담화는 김여정의 '데뷔 담화'다. 하지만 수위와 화법이 '이례적'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직설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으로 가득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의 격앙된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긴급관계부처 장관의 화상회의를 열었고, 회의 종료 후 참석자들이 북한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청와대의 입장 발표에 김 위원장의 혈육이자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서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김여정은 전날 오후 10시30분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담화에서 청와대를 겨냥해 '적반하장의 극치'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 등 시종일관 거침없이 유감을 표현한 뒤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이어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며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 장비를 사 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 보기 싫은 놀음은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라고 꼬집었다.
김여정의 담화 수위와 화법에 대해서 "아무리 '백두혈통'이라 하더라도 남측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제1부부장 명의 담화라고 보기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연합뉴스>를 통해 "김여정의 첫 대남 담화 내용은 사실상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남측 정부에 대한 최고 수준의 불만과 유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김정은 명의의 비난 담화를 내놓지 않은 것은 우리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니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여지껏 북한의 대남 비난은 외무성이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 기구, 군부의 몫이었던 데다 노동당 부장이나 제1부부장 직함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여정은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한과 대화 물꼬를 튼 메신저로서, 대남 특사는 물론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엔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과 함께 유일하게 배석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자신의 여동생이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담판에 나선 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해 그의 위상과 정치적 입지를 가늠케 했다.지난해 10월 말에는 고(故) 이희호 여사 유족에게 보내는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 통일각에 내려오기도 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인사 개편이 이뤄진 노동당 전원회의를 기점으로는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이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 상당수다.
이번 담화를 통해 등장한 김여정의 경우 이제 비서실장 격을 넘어 대내외 노선과 정책의 결정을 비롯한 국정 운영 전반에서 핵심축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북한은 김여정의 대남 비난 담화를 주민들이 접하는 대내용 매체에는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발행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이 담화가 실리지 않은 것이다.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이나 전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 등에서도 역시 담화가 보도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이 향후 북미 대화 추이 등 한반도 정세를 지켜보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