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복 입고 회의 연 안철수 "지금은 정치인 아니라 의료인"

사진=연합뉴스
대구에서 의료봉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최고위원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했다. 국회에서는 권은희·이태규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 대표는 파란색 의료복에 마스크를 턱에 걸친 모습으로 화상에 나타났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현장이라고 밝힌 안 대표는 "지난 주말, 의인들이 휴가를 내고 대구로 향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이 시점 제가 있을 곳은 여의도가 아니라 대구라고 생각했다"며 "정치인 안철수가 아니라 의료인 안철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안철수로서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부터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매일 오전 10시쯤 대구동산병원으로 출근해 환자 특이사항 등 의료지원활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오전, 오후로 하루 두번 방호복을 갈아입고 환자를 살핀다. 오전에는 검체 채취, 오후에는 문진을 하는 방식이다.안 대표는 대구 봉사활동이 끝난 뒤 최소 2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자칫 봉사활동이 길어지면 다음달 15일에 예정돼 있는 총선 선거활동에도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장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총선을 신경쓰지 않고 봉사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만 내겠다고 밝힌 만큼 정당 투표에서 얼만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날 나경원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응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국가 위기 상황에서 앞뒤 재지 않고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준 데 대한 국민들의 화답"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화상회의에 참석한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금 정치권은 연일 신천지를 몰아붙이고 서로에게 책임을 씌우고 있다"며 "국민 고통을 해결하지 않고 눈앞의 지지율에 집착하는 게 코로나 해결에 도움이 되나"라고 거대 양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항간에 떠도는 신천지의 의도적인 감염 확산 의혹, 정치권 커넥션 의혹 등은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며 "정치권은 신변잡기 의혹 제기를 그만하고 코로나 사태 해결에 앞장서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 함께 대구에서 의료봉사 중인 사공정규 국민의당 코로나19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구 시민들은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이 이긴다. 고맙다"고 눈물을 흘렸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