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코로나 위험지역은 이탈리아…이탈리아發 감염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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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망자 79명...중국 이어 두 번째로 많아이탈리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한 관광객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유럽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멕시코, 뉴질랜드 등 전 세계로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은 이탈리아에서 입국한 자국민이 대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역유입 차단에 나섰다.
이탈리아 관광객, 아르헨티나 첫 확진자로
중국 저장성서 이탈리아서 온 자국민 7명 무더기 확진
◆이탈리아 사망자 79명...세계 두 번째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감염자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3일(현지시간) 확진자가 2502명으로 전날 대비 466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하루 새 27명 늘어난 79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중국(2943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란(77명)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주와 에멜리아-로마냐, 베네토주에 90%에 가까운 확진자들이 몰렸다. 롬바르디아주는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가 있는 지역이고 베네토주엔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있다. 두 지역은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약 30%를 담당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도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12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로마에선 지난 1월 말 북부 밀라노를 거쳐 내려온 60대 중국인 관광객 부부가 처음으로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바이러스 무풍지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일 로마의 한 경찰관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일 로마 남동쪽에 거주하는 한 소방관도 바이러스 감염 사실이 드러났다.◆'이탈리아 여행객' 아르헨티나 첫 감염
코로나 청정 지역으로 불리던 오세아니아, 남미 지역 등도 이탈리아에 다녀온 관광객들이 잇따라 코로나 확정 판정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보건당국은 이날 43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의 첫 감염 사례다. 이 남성은 2주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여행한 후 지난 1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에서도 이탈리아에 다녀온 자국민 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뉴질랜드에선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방문한 30대 여성이 두 번째 확진자로 나왔다. 이 감염자는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뒤 에어뉴질랜드 국내선 비행기로 파머스턴노스 등 다른 지역을 다녀왔다. 뉴질랜드 보건당국은 이 여성과 함께 비행기를 탄 승객들과 그의 배우자, 자녀들 등에 대한 감염 우려가 제기되면서 긴장하고 있다.중국 본토에선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들어온 자국민들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지는 역유입 방지에 나섰다. 이날 중국 저장성 당국은 이탈리아에서 식당을 하다가 지난달 말 입국한 자국민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대 규모의 코로나19 역유입이다. 앞서 베이징과 닝샤, 광둥성 선전에서도 이란과 영국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확진자로 확인된 사례가 있었다. 중국으로 역유입된 코로나19 환자는 이날까지 모두 13명으로 조사됐다.
◆독일·프랑스·스페인 등 확산세
유럽 전역은 이미 이탈리아발 코로나19 확산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독일 보건당국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동안 38명이 추가돼 188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오는 4일 개최할 예정이던 베를린국제관광박람회(ITB)가 취소됐고 이달 12∼15일 예정된 라이프치히 도서전시전도 이날 취소하기로 결정됐다.프랑스도 코로나19 확진자가 204명에 이른다. 사망자는 4명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스크 가격이 2~3배로 급등하자 정부가 개입하겠다고 나섰다. 스페인 역시 확진자가 전날 대비 30명 늘어난 150명으로 집계됐다. 첫 사망자도 나왔다. 스페인은 감염 우려 지역에선 스포츠 이벤트를 무관중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스위스에서도 확진자가 전날 대비 13명 늘어난 55명으로 확인됐다. 스위스 연방 정부는 오는 15일까지 1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행사를 전국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제네바 국제 모터쇼와 바젤 시계 박람회, 제네바 국제 영화제, 축구와 아이스하키 1부 리그 경기 등이 취소됐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