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복잡성 커지는 시대…'취약성' 인정 리더십이 통한다

경영학 카페

리더가 약점·실수 드러내면
직원들 친밀·신뢰감 느끼며
비효율적 관행 등 얘기하고
문제 해결에 자발적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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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업무가 단순하거나 직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기 힘든 환경이라면 지시와 통제의 리더십이 설득력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증가하고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요즘엔 직원들과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리더의 진솔함이 리더십의 필수 요건이다.

미국의 대중심리학자인 브레네 브라운 휴스턴대 교수는 저서 《리더의 용기》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열린 소통 방식이 요즘 리더십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브라운 교수는 20년간 스타트업부터 포천 선정 50대 기업까지 수많은 리더십을 연구했다. 그 결과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이 성공한 리더들의 공통점이었다.제프 폴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리더가 취약성을 인정할 때 오히려 조직 내 신뢰와 협력이 강화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취약성이란 불확실성의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정서이자 개인의 약점, 실수, 실패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리더가 취약성을 드러내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직원들에게 인간적인 친밀감과 신뢰감을 느끼게 해 숨겨져 있던 문제를 털어놓게 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세계적 화학 기업 이스트만화학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코스타는 자신이 최고경영자로서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이 “회사의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솔직하게 보고하기를 원한다면 리더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말한다는 것은 직원들의 부족한 부분도 포용할 마음이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직원들은 리더가 자신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고, 질책받을까 두려워서 말 못하던 회사 내 비효율적인 관행이나 숨겨져 있던 문제들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있다. 이를 통해 드러나지 않던 회사 내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다.또 다른 이점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끈다는 것이다. 리더가 먼저 취약성을 인정하는 일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리더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직원들의 도움을 요청하면 직원들은 스스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게 된다.

다만 리더가 취약성을 앞세워 모든 감정을 쏟아내서는 안 된다. 단순히 무능력하게 자포자기하는 것과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취약성을 인정한 뒤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의 변화를 모색해야 하지만 방향이 분명하지 않은 시기에 처해 있다면 그 상황과 걱정을 먼저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습니까’ ‘나와 함께 특별히 점검하고 싶은 문제가 있습니까’라고 묻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열린 소통이 시작되고 직원들은 리더가 보낸 신호에 마음을 활짝 열어 응답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리더가 모든 정답을 제시할 수 없는 시대다. 직원들과 함께 불확실한 세상을 헤쳐나가기를 원한다면 리더가 먼저 변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인정하고 완벽주의라는 갑옷을 벗어 던질 때 리더십은 한층 더 강력해질 것이다.

문정화 IGM 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