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제2의 코로나 크루즈 사태'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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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첫 사망자,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 추정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처음 숨진 사람이 크루즈선에서 감염된 것으로 미 보건당국이 추정했다. 이 크루즈선은 공교롭게도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으면서 70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같은 크루즈선사 소속이다. 미국에서 '제2의 코로나 크루즈 사태'가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프린세스 다이아몬드와 같은 선사 소속
현재 3800여명 탑승…사망 남성과 같이 탔던 62명 포함
미 보건당국, 샌프란시스코로 긴급 회항 조치
미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맨토시는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첫 코로나19 사망자인 71세 남성은 지난달 탑승했던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11~21일 샌프란시스코와 멕시코를 왕복한 크루즈선으로 여행을 했다. 이후 지난 3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4일 숨졌다. 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크루즈선에서 내린 다음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사회적 접촉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해당 유람선에서 다른 승객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그랜드 프린세스호 조사에 착수했다.
CDC와 선사인 프린세스크루즈는 현재 2600여명의 승객과 1150여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멕시코에서 하와이로 항해 중이던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샌프란시스코로 회항하도록 긴급 조치했다. 또 승객들에는 각자 객실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크루즈선에 동승한 의료진이 현재 승객들을 검진하고 있다.
이 배에는 사망한 남성과 함께 크루즈 여행을 한 다음 계속 탑승해 하와이까자 갔다온 승객이 62명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크루즈선사인 프린세스크루즈의 의료책임자인 그랜트 탈링 박사는 사망한 남성과 함께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탔던 승객들에게 자가 격리를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탈링 박사는 또 해당 그루즈선에서 아직도 여행하는 승객들은 선박 내 일정 공간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프린세스크루즈는 세계 최대 크루즈그룹인 카니발 소속이다. 이 선사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도 운영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 3일 요코하마항에 조기 회항한 뒤 해상 격리됐다. 28일만인 지난 1일 탑승객과 승무원 등을 비롯한 3711명이 전원 하선을 마쳤다.
이 크루즈선에선 탑승자의 20% 가까운 70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중 6명이 숨졌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을 출발해 홍콩, 베트남, 대만 등을 경유했다.
강현우/선한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