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절반이 한국발 입국제한 중인데…일본에만 '맞대응'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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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일본, 방역 외 다른 의도 있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지역이 100곳(5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늘었다. 유엔 회원국(193개국) 기준으로 전 세계 절반 이상이 한국에 문을 걸어 잠근 것이다.
일본 방사능 오염지역 지정 등 검토
입국제한에 보복 가하는 첫 사례될 듯
우리 정부는 그중 일본의 입국제한 조치에만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맞불 조치'까지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외교부는 일본에 대한 방사능 오염지역 지정이나 여행경보 격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우리나라가 입국제한에 보복을 가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한국발 입국제한을 한 다른 나라와는 달리 맞불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6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범정부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우수한 검사·진단 능력과 투명하고 적극적인 방역 노력을 전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 확산방지 노력의 성과가 보이는 시점에서 취해진 조치라는 점에서 방역 외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우리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각종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번 일본 입국제한 조치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발 입국제한을 하는 나라가 급증한 데 대해 "방역 능력이 없는 국가가 입국 금지라는 투박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