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코로나 충격…다시 주저앉은 코스피

외국인·기관 '팔자'에 45P 급락
일본의 한국인 입국금지도 악재
엔터·여행·항공株 줄줄이 하락
"코로나 확산세 꺾여야 회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반등을 모색하던 한국 증시가 다시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미국 증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한 데 따른 충격파다. 일본의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낙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돼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발 코로나19 공포에 꺾인 韓 증시

6일 코스피지수는 45.04포인트(2.16%) 떨어진 2040.22에 거래를 끝냈다.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반등하던 흐름이 꺾였다.삼성전자(-2.25%), SK하이닉스(-2.24%), LG화학(-1.48%), 현대차(-3.07%) 등 대형주들이 줄줄이 미끄러졌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5643억원, 261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1명 늘어난 22명으로 증가하면서 다우지수를 33.58% 끌어내린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200명을 넘었고,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일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가 꺾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첫 조정장에서 코스피지수가 1900 중후반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할 때 당분간 증시는 현 수준을 오가며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일본의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도 이날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영향으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9.11%), 파라다이스(-5.40%), 대한항공(-5.18%), 호텔신라(-3.00%) 등 엔터테인먼트·카지노·항공·면세점 관련주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발 코로나19 공포에 일본 조치 영향까지 겹치며 한국 증시 낙폭이 컸다”며 “다만 지난해 8월처럼 무역갈등으로 인한 조치가 아닌 만큼 영향이 심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등할 시점은 언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 시점을 기다릴 때라고 입을 모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오려면 미국 증시가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 안정돼야 한다”며 “미국 금리 인하 효과도 코로나19가 야기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후에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가 한국 증시의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상하이종합지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고 이날 미국발 충격에도 낙폭이 작았다”며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가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나오면 한국 증시가 그 수혜를 가장 많이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윤상/한경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