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동남아시아로 '게임·e스포츠' 신사업 영토 넓힌다

SKT·싱텔·AIS, 게임 플랫폼 합작사 설립 계약
"한국 e스포츠·게임, 글로벌 진출 항로 열려"

‘T1’ 유니폼을 입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싱텔, AIS와 화상회의를 통해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게임·e스포츠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싱가포르·태국 1위 통신사 싱텔, AIS와 손잡고 한국 e스포츠와 게임을 세계로 전파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싱텔, AIS와 아시아 주요 지역 게이머 8억명를 대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게임 플랫폼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3사는 동일한 금액을 투자하고, 합작회사에 대한 지분과 권리도 3분의 1씩 갖기로 합의했다. 연내 서비스 출시가 목표다.

이번 합작회사 설립은 작년 2월 SK텔레콤과 싱텔이 체결한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 파트너십의 후속 결과물이다.

SK텔레콤은 "세계 21개국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싱텔에 이어 태국 최대 통신사 AIS를 사업파트너로 초대해 아시아 주요 지역에 신사업 전초기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싱텔, AIS는 게임 서비스·e스포츠를 신사업으로 주목해 장기간 준비해온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통신사들이 이례적으로 이동통신이 아닌 신사업으로 손을 맞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3사는 합작회사를 통해 △게이머 대상 전문 커뮤니티 △e스포츠 연계 사업 △게임 미디어 콘텐츠 사업 등을 우선 추진한다. 게임을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보는 게임' 등 게임 플레이 외적으로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추진하는 서비스는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다. 게임 커뮤니티는 게임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통 공간으로, 최근 국가별로 대표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는 등 게임산업의 킬러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3사는 국경과 장르를 넘어 게이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전문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를 허브(Hub)로 삼아 다른 연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e스포츠도 합작회사의 핵심 사업 영역이다. 이 시장은 오는 2022년 3조5000억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인기 e스포츠 구단인 'T1'을 보유 중이다. 싱텔·AIS도 각국에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등 저변을 꾸준히 넓혀왔다. 3사는 e스포츠 산업 내 각자의 위상을 활용한 다양한 연계 사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분야도 협력한다.

아울러 합작회사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와 게임 개발사를 함께 물색하는 등 생태계 확장에도 힘을 모으자고 합의했다.

한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추아 쿵 싱텔 그룹 최고경영자(CEO), 쏨차이 AIS CEO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서울, 싱가포르, 방콕을 잇는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이 합작사 설립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 계약을 원격으로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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