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초만에 무너진 중국 코로나19 격리시설…20여명 생사불명

격리 대상자·의료진 등 70여명 매몰…밤샘 구조 속 47명 구출
코로나19 방역 저지전 성공 자평 속 대형 악재…한국인 4명 같은 도시 다른 호텔 격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제 격리 시설로 쓰이던 7층짜리 호텔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데는 단 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8일 중국 매체들에 공개된 폐쇄회로(CC)TV 화면 속에서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시에 있는 신자(欣佳)호텔 건물은 2초 만에 폭삭 주저앉았고 일대는 순식간에 무너진 건물에서 나온 뿌연 먼지로 뒤덮였다.

호텔 건물은 폭격을 맞은 듯 완전히 붕괴해 원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건물을 지탱하던 뼈대 역할을 하던 철골 빔은 엿가락처럼 휜 채 겉으로 모습이 드러나 있었다.중국 당·정은 코로나19 저지전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자평하면서 크게 악화한 민심 수습에 나선 터였지만 이번에 다시 대형 악재를 만나게 됐다.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께 신자호텔이 완전히 붕괴하고 나서 격리 대상자와 의료진 등 최소 70여명이 무너진 건물 내부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은 아직 이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해 공개하지 않았다.소방관 및 구급대원 등 800여명과 소방차량 67대, 구급차 15대 등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돼 밤샘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새벽 5시40분 현재 47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사람 가운데서는 영아도 있었다.구조대원들은 현장에서 계속 나머지 실종자들을 찾는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현장 소방대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루 숙박비가 100위안(약 1만7천원)가량으로 저렴한 이 호텔은 저장성 원저우(溫州) 등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많았던 다른 중국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일정 기간 강제 격리 하는 '집중 관찰 시설'로 활용 중이었다.

중국의 많은 도시는 후베이성 등 자국 내 '중점 지역'에서 온 사람이 관내에 들어올 때 14일간 지정 시설 또는 집에서 격리한 후에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

7층 건물 중 신자호텔이 2∼6층을 사용하고 1층과 7층에는 다른 상점들과 회사 사무실 등이 들어서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외교 당국은 사고 호텔에 한국 국민은 없던 것으로 파악했다.주광저우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취안저우에 지정 격리 중인 국민이 4명 있지만, 이분들은 다른 시설에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