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연합정당 '분수령'…민주 최고위·정의 전국위 결론 주목

민주, 시민사회 원로 주도 정치개혁연합 참여에 무게…중도층 표심 향배 변수
정의당 "공학적 발상 안 돼" 참여에 선 긋기…결의문 채택 시도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한 진보·개혁진영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구상이 8일 중요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이날 오후 각각 오후 최고위원회(4시)와 전국위원회(3시)를 열고, 이와 관련한 당내 중지를 모으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계 원로들이 주축이 돼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 '정치개혁연합'(가칭)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온 민주당과 어떤 형태의 위성정당 창당도 안 된다는 정의당이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주목된다.

우선 최고위를 앞둔 민주당 내부는 연합정당 참여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다수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오늘 회의에서 어떤 식으로든 방향과 절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고위 단계를 넘어서 의원총회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언적인 결정 내용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물밑 검토한 비례연합정당은 민주당을 포함한 참여 정당들이 경선을 통해 선출한 자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을 연합정당에 '파견'하는 방식이다.이때 후보들은 당적을 잠시 연합정당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 등 참여 정당들은 외형적으로는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갖지 않게 된다.

다만 최고위 내에서 참여 등 방법론을 두고 '온도 차'가 존재해 한 방향으로 의견이 수렴될지 주목된다.
정의당은 연합정당을 포함한 어떠한 형태의 창당도 결국 '꼼수'로 비칠 것이라고 주장하며 참여에 선을 긋고 있다.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비례대표 후보 선출 보고대회'에서 "비례연합정당과 같은 공학적이 발상은 자칫 범진보 개혁 세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우리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그 어떤 비례 정당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내부에서는 인위적인 창당이 아닌 현 정당지형 속에서 유권자의 '전략적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진보·개혁진영의 표를 지키는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개혁·진보 진영의 유권자가 최대한의 연동형 비례의석 확보를 위해 민주당 대신 소수정당에 정당투표를 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런 '전략적 투표' 공조가 이뤄진다면 일부 지역구에서 민주당과의 선거연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의당은 이날 전국위에서 '4·15 총선 관련 비상대응의 건'을 상정하고 당의 입장을 공식화하는 결의문 채택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런 두 당의 첨예한 견해차는 신경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는 현실이고 파도는 밀려오고 있다"며 "수구·보수세력에 1당을 내주지 않을 다른 대안이 있나.

수구·보수세력이 국회의 다수파가 되는 것을 막는 것에 우선하는 명분이 무엇인지 저는 알지 못한다"면서 정의당 등의 연합정당 참여를 촉구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정치개혁의 취지를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고 정치공학적인 꼼수를 부리고 있는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민주당을 우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당 밖에서는 자발적인 창당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대표용 정당 '열린민주당'(가칭)은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했다.

민주당적을 가졌던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여기에 참여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최배근 건국대 교수 추진하는 '시민을 위하여'(가칭)도 진보·개혁진영의 비례정당을 표방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둘러싼 진보·개혁진영의 논의는 더 복잡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아울러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시 중도층 표심의 향방, 이에 따른 지역구 투표 영향도 현재로서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