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신천지 집단거주 10곳 더 있다"…또 충격 휩싸인 시민들
입력
수정
지면A6
대구 한마음아파트 코호트 격리8일 오후 2시 대구 달서구 성당동 대구시종합사회복지관과 한마음아파트로 통하는 정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조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뒤 처음으로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된 것이다. 코호트 격리는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격리하는 방역 조치다. 이 아파트 주민의 출입은 물론 외부의 택배와 배달 등도 전면 통제된다. 대구시가 별도로 필요한 생필품을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대구지역 집단 감염의 진원지인 신천지 대구교회로부터 1.2㎞ 떨어져 있다.
거주자 140명 중 94명 신천지
대구시, 미검사 신천지 고발키로
대구시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마음아파트 거주민 140명 중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80명은 음성, 나머지 14명은 검사하고 있다”며 “확진자 46명은 모두 신천지 신도였다”고 밝혔다.신천지 집단거주지 10곳
한마음아파트는 5층짜리 건물 2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1985년 준공 당시부터 임대아파트로 쓰였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 아파트 거주민 140명 중 94명이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지난 4일 밤 확진자 23명이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제보를 받고 전체 명단을 확보해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지금까지 신천지 교인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신천지 신도가 아닌 거주자나 대구종합복지회관 직원 44명 가운데는 확진자가 없다”고 말했다.이날 현재 한마음아파트 확진자 46명은 모두 병원에 입원하거나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됐다. 나머지 주민들은 의심환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다.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경우 확진자와 같이 거주하지 않은 일반인은 바로 격리 해제되지만 신천지 신도 및 확진자와 같이 거주한 일반인은 15일까지 격리가 이어진다.
대구시는 이날 “한마음아파트처럼 가족이 아닌 신천지 신도끼리 집단으로 거주하는 곳이 열 군데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확진자 5명이 모여 사는 곳이 두 군데, 4명이 모여 사는 곳이 한 군데, 3명이 모여 사는 곳이 일곱 군데”라고 설명했다. 대구 시민들은 신천지 신도 간 집단 감염이 또 발생하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신천지 교인에 특혜 없다”
권 시장은 한마음아파트에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거주한 것과 관련해 “공무원이 신천지 신도들에게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파트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아파트로 입주를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현재도 정원이 148명이지만 실제로는 138명만 살고 공실도 있어 특혜를 줄 환경이 아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다만 신천지 신도 일부가 이곳에 입주하며 살다가 다른 신도들에게 소개하면서 많은 교인이 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방역당국은 이번주에도 신천지 교인들의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확진자가 속출한 남구의 문성병원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주차 직원이 신천지 교인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직원은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감염 경로 확인 때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겼다.대구시는 또 9일까지 검사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들을 전원 고발할 계획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1차로 명단을 확보한 8269명 중 아직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은 91명이다. 이 중 연락이 닿지 않는 23명은 경찰에 소재 파악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 나머지 68명은 하루빨리 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지 않은 (한마음아파트) 주민 2명 정도에 대해 고발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대구·경북 교인들을 대상으로 “대구시와 지방자치단체, 보건당국 등의 방역 협조에 불응할 경우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예배 출석을 금한다”는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신천지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지시에 불응할 경우 교회 차원에서도 강력한 징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