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되레 원유 증산…"유가 20弗대 추락 우려"

사우디 아람코 주가도 '뚝뚝'
장중 처음으로 공모가 깨져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폭을 줄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수요가 확 줄어든 와중에 러시아가 감산에 반대하자 내놓은 조치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사우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기존 하루평균 97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충격과 공포’ 전략을 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이른바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추가 감산 회의를 열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애초 사우디는 OPEC 회원국은 하루 100만 배럴, 비OPEC 국가는 하루 50만 배럴을 더 줄이자고 주장했다. 기존 OPEC+ 감산량(210만 배럴)에 추가 감산안을 더하면 감산 전 생산량의 4%가량이 줄어든다. 10년래 가장 큰 감산폭이다.

러시아는 추가 감산을 할 이유가 없다고 버텼다. 이미 수요가 너무 많이 줄어 원유를 감산해봐야 미국 셰일가스기업만 이득이라고 봤다.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41.28달러로 10% 내렸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주가는 8일 장중 30.9리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인 32리얄이 처음으로 깨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로저 디완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 수요 급감에 사우디 증산까지 겹치면 2분기 유가는 20년래 최저치인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