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코로나 와중에 산유국 '치킨게임'...브렌트유 30% 폭락

유가가 30% 폭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수요가 확 깎인 와중에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원유시장 '감산 동맹'이 흔들려서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32.05달러로 전일대비 30% 급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30달러로 전장보다 27% 하락했다. 2016년 2월 22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기존 일평균 97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충격과 공포’ 전략을 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기존보다 원유 생산을 늘리면 유가가 20달러 밑까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엔 코로나19발 수요 충격도 커 시장이 더욱 타격을 받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블룸버그는 “사우디가 ‘가격 전쟁’을 벌인 사례는 많지만 지금처럼 수요가 급감했을 때 한 적은 없다”며 “앞으로 상당한 혼란이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로저 디완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면 원유 수요 급감세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와중에 사우디가 생산을 늘리기까지 하면 2분기 유가는 20년간 최저치인 20달러 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