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회수 늦어지고 연체 이자는 늘고…코로나 여파에 경매시장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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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법원도 휴정, 경매 물건 쌓여가부동산 경매 법정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불어닥쳤다. 법원이 휴정하면서 경매 입찰 기일이 대거 변경됐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는 전국 지방법원에 휴정 연장을 오는 20일까지 권고했다. 휴정이 장기화될 경우 채권 회수 지연 및 이자 부담 증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매 사건 34.8%, 법원 휴정 또는 입찰 기일 변경
채권자도 채무자도 곤란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9일 발표한 ‘2020년 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1만1727건으로 이 중 425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36.3%, 낙찰가율은 70.9%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 대비 0.3명 증가한 4.5명으로 집계됐다.2월 경매 전체건수는 총 1만4560건이었다. 이 중 12.3%에 달하는 1785건이 변경 처리됐다. 1월 전체건수 1만3748건 중 8.7%(1200건)가 변경된 것에 비해 3.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 월 평균 변경 비율 8.2% 보다도 높았다.
2월 변경건수가 증가한 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법원행정처가 전국 법원에 휴정 권고를 내렸기 때문이다. 2월 마지막 주에 변경이 급격히 증가했다. 변경건수 비율은 2월 1주차 6.5%, 2주차 6.9%, 3주차 7.8% 등으로 평년과 비슷했다. 그러다가 4주차들어 34.8%로 급증했다. 4주차 경매 전체건수는 2692건으로 이 중 936건의 입찰 기일이 변경됐다. 절반 가량인 1551건만 입찰을 진행했다. 전국 지방법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재량에 따라 예방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미착용 시 청사 출입을 제한하거나 출입구를 최소화하고 방문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입장절차를 까다롭게 변경했다. 제한된 공간에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입찰 법정 환경에도 불구하고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경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권 주요 도시의 아파트 경매 동향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정부의 2·20 대책 발표와 코로나19 영향까지 가세하면서 이전 보다는 주춤해졌다. 반대로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인천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수를 기록한 물건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 소재 아파트(전용 84㎡)였다. 88명이 입찰서를 제출했다. 2007년 8월 준공된 60개동 5076가구 대단지다. 인천2호선 석천사거리역이 단지와 접해 있다. 높은 경쟁률로 인해 감정가(3억6500만원)의 119%인 4억3550만원에 낙찰됐다.응찰자 수 2위는 충북 영동군 황간면 서송원리 소재 임야(7934㎡)로 1회차 입찰에 68명이 입찰 경쟁을 벌여 감정가(1269만원)의 295.4%인 3750만원에 낙찰됐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소재 아파트(50㎡)는 55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감정가(2억5400만원)의 139%인 3억5300만원에 낙찰됐다.전국 최고 낙찰가 물건은 경북 경주시 신평동 소재 관광휴게시설(토지 18만7135㎡, 건물 1만7185㎡)이었다. 감정가 (570억9506만원)의 49%인 282억원에 낙찰됐다. 기존에 신라밀레니엄파크로 운영되던 관광시설로 경주월드(캘리포니아비치) 동쪽 인근에 있다. 경주의 핵심 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네 차례 유찰 끝에 한 법인의 단독 입찰로 감정가의 절반 가격에 낙찰됐다.
낙찰가 2위는 전남 여수시 수정동 소재 도로(2만9265㎡)로 감정가(39억2939만원)의 461%인 181억301만원에 낙찰됐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 소재 공장(4748㎡)이 세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369억7133만원)의 45%인 165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낙찰률이 소폭 증가하고 낙찰가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었다"면서 "입찰 기일이 늦어지면서 채권 회수가 늦어지고 연체 이자는 늘어가면서 채권자도 채무자 모두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