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1700달러도 돌파 [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국제 금값이 온스당 17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18일 온스당 1600달러를 찍은 지 3주도 되지 않아서다. 중동발 '오일 전쟁'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1702.40달러(약 204만6000원)까지 올랐다. 금 선물 4월물 가격이 온스당 1700달러를 넘긴 건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최근 금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안전 자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값이 힘을 받고 있다. 국제 금값은 COMEX 선물 4월물 가격 기준 올해 들어 11%가량 상승했다.

급값은 앞으로 한동안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원유 생산 관련 공조 실패로 국제 유가가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값은 통상 유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32.05달러로 전일대비 30% 급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30달러로 전장보다 27%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국제 금값이 조만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값의 종전 최고가는 2011년 9월 9일의 온스당 1923.7달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국제 금값이 온스당 18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금값이 1~2년 내에 온스당 20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