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SK바이오,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낸다

5개사 백신연구 가속도
치료제 개발도 적극
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에서 연구원이 항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중이거나 준비 중인 곳은 15개사다. 정부기관 네 곳도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녹십자 등 5개사 백신 개발에 도전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 백신은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독감백신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제조 기술을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백신, 치료제 두 가지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 중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해 서브유닛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브유닛 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독성을 줄여 소량 주입하는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단백질을 활용해 안전성을 확보한 백신을 말한다.스마젠은 다양한 바이러스 유래 감염증에 공통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국제백신연구소와 유전자 핵심 항원을 적용한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식물 기반 플랫폼을 통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식물세포 발현용으로 최적화한 단백질의 인공 합성에 성공했고, 분리 정체 후 동물시험을 시작한다. 이들은 다양한 백신 개발을 통해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치료제 R&D도 본격화

코로나19 치료제는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존에 출시했던 의약품에서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GC녹십자는 확진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만드는 세포인 B세포를 분리해 치료용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재조합기술을 활용해 단일클론항체치료제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확진자의 혈액으로부터 치료 효능이 뛰어난 항체서열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셀트리온도 항체 의약품 개발 역량과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혈액을 공급받아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를 개발 중이다. 코미팜은 폐렴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 ‘파나픽스’의 임상2상 시험 계획서를 제출했고 이뮨메드도 임상1상이 끝난 독감 치료제를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에 들어간다.

노바셀테크놀로지는 면역치료제 ‘NCP112’를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중증 질환 치료제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셀리버리는 중증패혈증 치료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기도의 만성염증 억제 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로 중증폐렴 진행을 억제하는 임상1상에 들어간다. 유틸렉스는 면역항체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병원과 정부기관도 나섰다. 서울대병원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손잡고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 총 394명이 참여한다.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백신과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 등 의약주권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