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젠텍 '10분이면 진단' 코로나 키트, 해외서 더 반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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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증폭장비·인력 부족한
개발도상국서 수요 늘어
국내 진단기업 수젠텍이 유럽, 중동 등 해외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1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항체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수젠텍은 해외 기업들로부터 최근 사흘 동안 200만 건 이상의 테스트 주문 문의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중동 국가에서는 정부 입찰에 참여하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며 “영문 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연락이 올 만큼 급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수젠텍은 피검자의 혈액에서 IgM, IgG 등 코로나19 항체를 검출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체내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인체는 이에 저항하기 위해 항체를 생성해낸다. 항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항체가 검출된 환자를 감염자로 진단한다. 정확도는 8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진단에 쓰는 RT-PCR 검사법보다는 정확도가 낮다.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시켜 검사하는 RT-PCR의 정확도는 95% 이상이다.

일부 국가가 수젠텍이 개발한 제품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RT-PCR 등 분자진단 인프라가 한국만큼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분자진단은 대형장비가 설치된 검사시설과 이를 운용할 전문인력이 필수다. 그러나 항체진단은 키트만 있으면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 임신진단기처럼 키트에 혈액(항원)을 떨어뜨리면 감염 여부를 금방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서는 분자진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60~70%밖에 안 되는 예전 PCR 기술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속 진단키트는 의심환자를 빠르게 탐지할 수 있는 좋은 방편이 될 것”이라고 했다.수젠텍은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유럽 CE인증 심사 신청을 할 예정이다. CE인증을 받으면 유럽은 물론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1주일 안에 CE인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증을 받는 대로 수출하기 위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