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분양가 찍어누르기에…다음달 강남서 '반값 아파트'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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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원베일리, 내달 관리처분계획변경·분양신청
"옆 단지 3.3㎡당 1억인데…" 분양가 규제에 '반값'
◆분양가 규제로 이웃 단지의 ‘반값’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조합은 전날 열린 대의원회에서 일반분양분 225가구에 대한 분양계획을 확정했다. 중대형 면적대 없이 전용면적 46~74㎡로만 주택형을 배정한 게 골자다. 당초 전체 2990가구 가운데 346가구를 일반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기서 121가구를 줄였다.
신반포3차조합이 일반분양분을 종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인 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때문이다. HUG는 주변에서 최근 분양한 단지의 가격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인근에선 지난해 말 ‘르엘신반포센트럴(반포우성 재건축)’이 3.3㎡당 평균 4891만원에 분양됐다. HUG 기준에 따라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는 이 가격을 넘을 수 없다. 바로 옆에 2016년 입주한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가 3.3㎡당 최고 1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값 분양가인 셈이다. 일반 분양 당첨자에게 10억대 ‘로또’를 안겨주느니 차라리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주택을 배정한다는 게 조합이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조합원 손실 불가피
일반분양자들에겐 로또지만 조합원들에겐 큰 손실이다. 사업 진행을 위해 십수 년을 고생했지만 일반분양 수익이 줄어 더 많은 돈을 내고 새집을 배정받기 때문이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의 조합원분양가는 3.3㎡당 평균 5900만원이다. 책정 가능한 최고 일반분양가보다 3.3㎡당 900만~1000만원가량 높다.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높은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규제 때문에 조합이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 자선사업을 하게 된 꼴”이라며 “어떻게든 일반분양분을 줄이려 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조합은 이 같은 이유로 후분양을 추진하기도 했다. 골조공사가 3분의 2 이상(현재는 완료로 관련 법 개정) 진행된 경우 HUG의 분양보증이 필요없기 때문에 분양가 책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로 제동을 걸었다. 상한제 하에선 분양 시기와 상관없이 분양가를 통제받는다.
출구가 막히자 조합은 일반분양분을 민간임대사업자에게 모두 매각하는 방안도 들고나왔다. 일반분양보단 이득인 까닭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절대 불허’ 방침을 밝혔다. 조합은 행정소송을 내면서 강대강으로 대치했지만 결국 소를 취하하고 선분양 방식으로 다시 선회했다. 관련 인·허가가 지연되거나 소송 등을 거치다 보면 사업기간이 길어지면서 이자부담이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전형진/배정철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