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빠르게 확산…확진자 550명 넘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550명 이상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20명을 넘었다.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 승객들은 연방 군사시설 등으로 이송돼 격리 조치될 예정이다.

CNN방송은 9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지방정부를 인용해 코로나19 사망자가 22명, 감염자는 564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역은 워싱턴·뉴욕·캘리포니아주 등 34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DC로 확대됐다.환자가 가장 많은 워싱턴주는 사망자 18명을 포함해 확진자가 136명으로 늘었다. 전날에 비해 사망자 수가 2명 늘었다. 신규 사망자들은 모두 워싱턴주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된 커클랜드 장기 요양시설 라이프케어센터 거주자들이었다.

뉴욕주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100명을 넘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16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확진자가 105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욕주는 워싱턴주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주가 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88명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타고 여행한 뒤 집으로 돌아온 주민들 가운데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71세 남성이 이 크루즈선을 타고 온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미국 정부는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샌프란시스코만 비여객용 항구에 정박하게 한 뒤 승객들을 연방 군사시설 등으로 옮기기로 했다. 승객들은 의학적 검진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14일간 격리 생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크루즈선에는 3533명(승객 2422명, 승무원 1111명)이 탑승해 있다. 승객들은 오클랜드 북부 트래비스 공군기지와 샌디에이고 미라마 해병대 항공기지 등으로 옮겨진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승무원들은 크루즈선에 남아 격리 생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주 정부도 늘고 있다. 오리건주가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해 미 서부 태평양 연안의 3개 주는 모두 코로나19 관련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는 이들 3개 주 외에 뉴욕, 플로리다, 인디애나, 켄터키, 메릴랜드, 유타 등 총 9곳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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