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료·방역 지원…위기에 보여준 프랜차이즈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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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대명사'에서 외식 자영업자 버팀목으로서울 신사동의 한 스시 레스토랑. 작년 말까지만 해도 1주일 전 예약이 어려운 맛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이후 손님 발길이 끊겼다. 직원 월급과 임차료 등을 주고 나면 두 달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할 상황에 처했다. 이곳 주인 박시윤 씨는 “요즘은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부럽다”고 했다. 본사들이 가게 월세나 원재료값 등을 감면해 주고, 방역 소독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점주 수백 명이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서로 안부를 묻고, 응원하는 것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BBQ·더본코리아·이디야 등
가맹점에 잇따라 각종 지원
위기 때 빛난 상생 협력
매장에서 사용할 손소독제와 마스크, 방역 비용도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겐 큰 부담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매장을 한 번 소독할 때마다 적게는 8만원에서 20만원까지 드는데, 본사가 이 비용을 부담해 주는 것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BBQ와 크린토피아, 부엉이돈까스, 쿠우쿠우 등은 본사가 무상 방역을 해 줬다.‘심리적인 고립’도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신종플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더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본사의 지역 담당자들이 점주들을 위로 방문하거나, 점주들끼리 뭉쳐 위기 대응에 나서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빠른 대응은 다른 선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본죽과 본죽&비빔밥카페 점주들은 “위기 때 우리만 살 수 없다”는 마음을 모아 전국 17개 선별 진료소 의료진을 위해 죽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