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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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1941년 9월, 소비에트의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나치 독일군에 포위됐다. 그로부터 무려 29개월간 물자 반입이 사실상 차단됐다. 시민들은 애완견과 고양이는 물론 쥐와 새까지 잡아먹었지만 그 기간 인구의 4분의 1인 65만 명이 대부분 굶어서 죽었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은 죽음의 도시가 된 레닌그라드에 바친 곡이다. 1942년 3월, 러시아 서남부 사마라에서 초연된 뒤 모스크바, 런던, 뉴욕에 이어 8월에야 본고장 레닌그라드에서 연주됐다. 당시 단원 상당수가 사망한 터라 전선으로 차출된 연주자들까지 불러들였지만 겨우 50여 명이 모였다.연주자들은 특별식을 제공받았음에도 리허설 도중 몇 명이 죽었으며, 영양실조 단원들의 연주에는 힘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럴 때는 정신이 육체를 이길 수 있다. 실황은 초대형 스피커를 통해 독일군 진지까지 울렸고, 배고픈 관객들은 한 시간이나 박수를 치며 불굴의 의지를 다졌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