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스팀형 자동살균 분사기' 주문 쇄도…3교대 풀가동도 모자란 에코인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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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건' 두달새 1만3천대 판매11일 울산 울주군 웅촌면에 있는 에코인토트 본사 공장. 이종철 에코인토트 대표(사진)가 호텔과 관공서, 보건소 등에 보낼 자동 살균 방역 분사기 ‘플루건’ 제품을 챙기고 있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플루건 주문을 처리하느라 출퇴근을 포기한 채 울산과 경기 수원 공장을 오가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공기 중 미세 입자가 강력 제균
6분 만에 100㎡ 구석구석 작업
"올해 매출 작년보다 2배 이상"
플루건은 공기 입자와 비슷한 20㎛(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초미립 스팀 상태로 약품을 초고속 분사해 공기 중 바이러스 등 각종 오염물질을 제균하는 원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밀폐된 공간이나 실내 전용 살균 방역장비로 주목받으면서 지난달 5000여 대에 이어 이달에도 8000여 대를 추가로 주문받았다. 이 대표는 “전 직원이 매달려 3교대로 밤새워 일해도 밀려드는 주문 물량을 제때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전용 살균제인 4L 용량의 에코하이진도 1주일에 평균 5000여 개 이상 팔린다. 살균제 매출은 지난달 12억원, 이달에는 3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플루건에 쏟아부은 투자금과 열정을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플루건을 첫 출시한 것은 2009년 국내에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다. 당시 인천공항 등에서 스팀을 내뿜는 살균 방역장비로 방송 등에 소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2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병하면서 플루건은 연간 1만 대 이상 팔릴 만큼 인기였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발생하면서 스팀을 분사하는 플루건도 유사 제품으로 오인받아 매출이 급락했다.
이 대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와 원두커피 머신 등에 대한 렌털사업을 하면서 벌어들인 자금으로 플루건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핸디형(무게 2.5㎏) 유무선 플루건은 본체 속에 살균제 등 각종 약품을 넣어 필요한 곳에 분사하는 형태다.미세한 입자가 공기 중에 30초 이상 떠다니며 바이러스 등 오염물질과 결합해 강력한 제균 효과를 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대 분사거리가 30m에 달해 100㎡ 면적을 분사하는 데 6분이면 충분하고 손길이 닿지 않는 구석까지 제균 작업이 가능하다.
에코인토트는 플루건에 약품 대신 물을 전기분해해 살균수인 차아염소산수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도 개발해 다음달 출시한다.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18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 대표는 “올해부터 플루건을 기반으로 가정과 사무실, 빌딩 등을 겨냥한 친환경 살균·항균 케어사업을 확대해 5년 내 매출 500억원의 친환경 토털 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