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급했나…유가·증시 폭락에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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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글로벌 에너지시장·양국 현안 등 논의"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주드 디어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9일 트럼프 대통령과 MBS 사우디 왕세자가 전화 통화를 했다"며 "대통령과 왕세자는 글로벌 에너지시장과 그 외 중요한 지역 및 양국간 이슈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과 MBS 왕세자 사이 전화 통화는 유가가 30% 가까이 폭락했던 9일 이뤄졌다. 백악관은 두 사람이 에너지 시장에 대해서 논의했다고만 확인하고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전화통화에서는 사우디와 러시아로 대표되는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실패로 돌아가 유가가 폭락하고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진 상황에 대한 대책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산유량 증산 추진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증산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생산단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에 타격을 준다.유가는 전날 30% 가까이 떨어졌다가 이날 8%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와의 추가 감산 협상이 불발되자 돌연 증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유가전쟁이 시작됐다.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 유가 전쟁으로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뉴욕 증시는 전날 7% 폭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한편 주가 급락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급여세 면제 등 부양책을 내놨고 10일 증시는 일제히 4%대 반등세를 보였다. 유가도 하루 만에 10%대(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반등세를 보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