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업체, 무기제조 악용 가능한 장비 중국에 불법수출 의혹"

일본 경시청 수사 착수…압수수색·업체 간부 체포 방침
한국 수출규제하며 "군사 전용 막기 위한 관리" 강조…일본서 '구멍'
일본의 한 제조업체가 무기 제조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중국에 불법 수출한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생물학 무기 제조에 전용(轉用)될 가능성이 있는 '스프레이 드라이어'(분무 건조기)를 중국으로 수출한 혐의를 포착하고 일본 요코하마(橫浜)시 소재 기계 제조업체를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이하 외환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수사 관계자를 취재원으로 삼아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프레이 드라이어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외환법에 따라 수출무역 관리령 리스트의 규제 대상으로 정한 품목이며 경시청은 요코하마 제조업체의 간부들이 규제를 벗어나도록 성능을 속이고 허가 없이 수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제의 스프레이 드라이어는 중국으로 반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시청은 이 제품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공급되고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물을 분석 중이다.

경시청은 이 제조업체 간부 수명을 체포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는 전했다.

수사대상이 된 업체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프레이 드라이어는 액체를 안개 상태로 바꾸고 건조해 분말로 전환하는 장비로 의약품이나 식품 등을 제조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이 업체는 스프레이 드라이어 제조 분야에서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으며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 업체가 무기 제작에 악용될 수 있는 장비를 중국에 수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건은 일본 정부가 한국의 관리 태세를 문제 삼아 수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드러난 것이라서 주목된다.

그간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주요 품목이 "군사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수출관리를 적절히 한 것"이라며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하라는 요구에 대해 한국이 일본 및 국제사회의 안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수출품 관리를 빈틈없이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을 강조해 왔다.

보도대로라면 일본 무역 당국은 자국 업체가 무기 제작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물품을 불법으로 수출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으며 수사 당국이 뒤늦게 진상 조사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