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규제 첫날 증시 폭락…개미들 폭발 "정부 무능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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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종목 10거래일 공매도 금지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낸 첫날인 11일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분노의 목소리도 더 커졌다. 이 같은 사태를 방치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날 코스피 2.78%↓, 장중 1900선 붕괴
투자자연합 "공매도 세력 방치, 금융당국 무능함 입증"
'공매도 금지' 국민청원 잇따라…"우리가 개·돼지로 보이나"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4.66포인트(2.78%) 내린 1908.27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1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해 8월6일(1891.81) 이후 7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4% 가까이 급락해 600선이 붕괴됐다. 금융위는 전날 공매도 3개월 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대폭 확대하고, 해당 종목의 공매도 금지 기간을 10거래일(2주)로 늘리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강화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연일 폭락한 증시를 안정화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11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새로 지정돼 오는 24일까지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규제 시행 첫날 증시 폭락을 통해 정부의 무능이 드러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개인 투자자 권인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주식 시장이 폭락하는데도 금융위는 11개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일시 금지하는 한심한 대책을 내놨다"며 "설상가상으로 장중 코스피는 1900선이 깨졌다. 무능함이 입증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해임을 촉구하며, 감사원은 금융위 간부들에 대한 책임을 즉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도 '제발 주식시장 공매도 제도를 없애든지 공평하게 수정을 해주시든지'라는 제목의 공매도 전면 금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금융당국은) 정말 개인 투자자들이 만만하게 보는 것인가. (우리를) 개, 돼지로 보는가"라면서 "공매도를 폐지하거나 개인 투자자들도 공평하게 공매도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적었다.
공매도 금지를 주장하는 정치권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 조치는 공매도가 급증해 주가 변동이 일어난 종목에 대한 사후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며 "시장 전체에 대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사전적이고 효과가 크다. 한시적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