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차' 이끌고 질본 깜짝 방문한 文 "세계가 인정하는 성과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분투 중인 질병관리본부(질본)를 깜짝 방문했다. 24시간 비상 가동 중인 질본 직원들을 위해 밥차를 이끌고 찾아간 문 대통령은 고생한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함께 식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후 5시30분께 충북 청주에 있는 질본을 예고 없이 찾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문 대통령이 직접 질병관리본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질병관리본부 방문은 관계자들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보고와 브리핑을 생략하고, 필수인원만 수행한 가운데 사전예고없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을 위해 애쓰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질본을 직접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차례 참모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밤낮 없이 일하는 질본 관계자들을 위로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그동안 문 대통령 자신의 방문이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누가 될 것을 우려해 방문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방문에 앞서 “보고받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격려를 위해 가는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가) 브리핑을 준비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했다. 현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오늘 브리핑이나 보고 안 받겠습니다. 지시할 일 없을 겁니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갈비찜 등이 포함된 한식을 실은 밥차와 함께 질본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질본은 칭찬받고 격려 받을 자격이 있다”며 “질본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국민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본이 열심히 해서 세계가 인정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며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게 아니라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가지만 당부 드리면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게 각별한 노력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항상 믿고 격려해주시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국민 해를 줄이고 일상으로 돌아가실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식사자리에서 “두 달 넘게 고생하며 힘들고 에너지가 고갈되려고 하던 중에 이렇게 직접 오셔서 따뜻하게 격려해 주셔서 새 힘을 얻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