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통화정책에 대응할 것"…韓銀, 내달 금리인하 방침 시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표

"코로나 경제 충격 메르스보다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통화정책 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뜻을 내비쳤다.

한은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통화신용정책 수행과 거시 금융안정 상황 내용을 담은 것으로, 한은은 매년 2회 이상 이를 국회에 제출한다.보고서는 통화정책 운영에 대해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해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던 지난달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문과 비교하면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문구가 추가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3일 긴급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데 이어 오는 17일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에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도 연 0.75%에서 연 0.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도 12일(현지시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는 만큼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문구를 추가한 한은도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사례와 비교해 더 클 것이라고 봤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된 데다 사스 등과 달리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는 등 이른바 ‘유동성 함정’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 등으로만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