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시간 관리의 진짜 목적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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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전쟁회사 일에 집안일까지 하고 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아이가 있으면 더욱 시간이 빠듯하다. 정작 나를 위해선 쓸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할 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로라 밴더캠 지음 / 이영래 옮김
더퀘스트 / 272쪽│1만6000원
《시간 전쟁》은 매일 치열한 시간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법을 제시한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의 수석칼럼니스트인 로라 밴더캠이 썼다.밴더캠은 900여 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매일의 시간 활용을 기록하는 ‘시간일기’를 쓰도록 했다. 그렇게 시간을 추적해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왜곡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중간에 누수되는 시간을 대부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저자는 “일과 일 사이의 비효율적인 이동, 일이 시작되거나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집안을 어슬렁거리기, 온라인이나 모바일 세계에 빠져 있기 등 다양한 순간에 시간이 소모되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시간을 추적한 뒤엔 시간을 재배치해야 한다. 이때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도움이 된다. ‘일’ ‘인간관계’ ‘나’라는 세 범주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두세 개씩 적는다. 그러고 나서 달력을 보며 날짜별로 항목을 섞어 계획을 짜면 된다. 뒤를 돌아봄으로써 시간을 디자인할 수도 있다. 오늘 일정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일이 무엇인지, 시간을 더 투자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시간을 덜 투자하고 싶은 일은 없는지 등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다시 답을 찾아보면 된다.시간이 지나치게 빠르게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은 기억과도 연결된다. 무엇을 했는지 특별히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간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느끼기 위해선 단조로운 일상에 머물지 않고 보다 다양한 모험을 해야 한다. 먼저 ‘버킷 리스트’처럼 살면서 해보고 싶은 모험의 목록을 만드는 게 좋다. 해외여행처럼 큰 것이 될 수도 있고, 길 건너에 얼마 전 문을 연 레스토랑에 가보는 작은 것이 될 수도 있다.
일상을 환기시키는 행위도 많은 도움이 된다. 짧은 인사만 나누던 동료와 대화를 한다든지, 친구를 불러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평소와 다른 기억을 쌓을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행위를 하는 도중에도 나만의 작은 휴가를 가질 수 있다. 출근길에 꽃향기를 맡거나, 지하철에서 좋은 책을 읽으며 의식적으로 무엇인가를 음미하는 시간을 내는 것이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도 시간이 잘 나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포기해선 안 된다. 어떤 주제에 자신이 유독 관심을 두는지 살펴보고 그에 대해 조금씩 꾸준히 실천하면 된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하루 10분 운동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다.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은 하루에 200자 쓰기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저자는 “시간 관리를 하는 목적은 시간을 아껴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것”이라며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내 모습이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