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IRGC 등 10만 병력 동원해 코로나19 대응할 것"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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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GC "IRGC,바시즈민병대 등 동원...화학전 경험 살릴 것"이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를 위해 군병력 약 10만 명을 동원한다.
고위급 감염 비상…수석부통령, 장관 두 명 등 추가 확진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라메잔 샤리프 이란혁명수비대(IRGC) 부대 대변인은 이날 코로나19 퇴치에 나선 정부와 국민을 돕기 위해 IRGC와 바시즈 민병대 등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바시즈 민병대는 이란의 전국 규모 준(準)군사조직이다. 샤리프 대변인은 “IRGC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등을 통해 화학전 경험이 다수 있어 코로나19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IRGC용 병원과 의료센터를 비롯해 야전 병원시설, 의료캠프, 위생·구호 장비 등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란 보건부는 바시즈 민병대와 의료진으로 구성된 30만 팀을 구성해 코로나19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빠르다. 이날 이란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958명 많은 9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354명이다. 전날보다 63명이 늘었다. 지난달 19일 첫 사망자가 나온지 3주만에 가장 증가폭이 크다.
고위직도 줄줄이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날 파르스통신은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 알리 아슈가르 무네산 문화유산관광부 장관, 레자 라마니 산업자원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됐다고 보도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그간 고위급 각료회의에 나오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돌았다.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은 이란 내각의 부통령 12명 중 가장 지위가 높다. 앞서 이란에선 최고위 여성 관료인 마수메 엡테카르 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이란 국무회의는 고위급 인사 다수가 마스크를 쓴 채 열렸다. 일각에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는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로하니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회의 참석자들도 감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이란에선 그간 고위급 전현직 관료와 국회의원 등 여러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지난 2일엔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자문 격인 무하마드 미르 모함마디 국정조정위원회 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이란 국정조정위원회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보좌하고 중장기 국가정책을 입안하는 주요 기관이다. 지난달 말엔 모하마드 알리 라마자니 다스타크 이란 의회 의원, 이란 주바티칸 대사를 역임했던 유력 성직자 하디 호스로샤히 등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