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포인트 넘게 급락…도쿄 올림픽 연기 가능성에 '공황' 연상되는 日증시 [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연일 급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전날 2년11개월 만에 지수 19,000선이 뚫린데 이어 13일 오전에는 18,000선까지 무너졌습니다. 지수 18,000선이 붕괴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3년 4개월만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으로 미국이 유럽과의 왕래를 한 달간 중지하는 등 글로벌 경기 불안이 커지고, 일본이 전력을 기울여 왔던 도쿄 올림픽의 정상 개최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일본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나선 것입니다.

장이 열리자마자 급락세로 시작한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오전 9시37분에는 17,130.03까지 밀리며 지수 17,000선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오전 9시40분 현재 7%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20일 닛케이225지수가 23479.1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0여일만에 27%가량 급락한 것입니다. 매일 지수가 1000포인트 안팎으로 빠지는 ‘패닉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도쿄 증시 급락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파가 글로벌 주식시장을 강타한 영향이 컸습니다. 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폭락세인데다가 미국의 유럽과의 왕래 제한 조치, 메이저리그 개막 연기 등으로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를 지탱하는 미국 개인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일본으로선 도쿄 올림픽이 취소 내지 연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일본 투자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부에서 연기론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객 없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도쿄 올림픽을 1년 연기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일본증시가 사실상 그로기 상태가 되면서 도요타자동차, 소프트뱅크그룹, 화낙, 다이킨공업 등 일본 대표종목들이 무더기로 최근 1년 내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코로나19 충격파가 주식시장에 사실상 공황상태에 준하는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연 이 같은 공포 심리가 더 확산할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일지 아직은 향후 추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인 듯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