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기에 웬 농로 침수'…발 묶인 대청호 인근 옥천 주민들

90m 구간 물에 잠겨, 군북면 "공사 어려울 땐 새 농로 검토"

대청호와 맞닿은 충북 옥천군 군북면의 한 농로가 2개월 가까이 침수돼 농번기를 앞두고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3일 옥천군에 따르면 군북면 추소리의 농로 90m 구간 위로 물이 차 있다.

깊은 곳은 수심 80㎝가량 된다.

이 농로는 작년 7∼9월에도 침수됐던 곳이다. 대청댐 수위가 76m 이상 오르면 대청호 상류인 이 농로는 물에 잠긴다.

작년 이맘때의 대청댐 수위는 74.46m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날 현재 76.05m까지 높아졌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농로를 오가며 농사를 짓고 있다. 농로에 물이 차면서 경운기나 트랙터를 끌고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승용차 이용은 더 어렵다.

유제도 추소리 이장은 "지금은 아쉬운 대로 건너갈 수 있지만 물이 조금만 더 차도 산을 넘어가거나 배를 타고 건너야 할 판"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군북면에 농로 공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농로는 한국수자원공사 땅이다.

군북면이 공사를 할 수 있도록 대청댐 수위를 낮춰 달라고 수자원공사에 요청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면 관계자는 "농로를 높게 쌓는 방안을 군과 협의 중"이라며 "대청댐 물을 빼야 공사를 할 수 있고 점용 허가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자원공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북면은 농로 정비가 불가능할 경우 산림청의 허가를 받아 인근 국유림 쪽으로 농로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