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한화건설 대표, 이라크에 띄운 마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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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격려 담긴 편지, 본지 단독 입수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사장)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이라크에 발이 묶인 직원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편지를 보냈다. 최 대표는 지난 6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Bismayah New City Project, BNCP) 현장의 임직원들에게 친필 사인이 담긴 이메일 서신을 보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연초 IS사태 이어 코로나19까지, 현장 직원들 발 묶여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빠른 시일 내에 달려가겠다"
최 대표는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황무지에 BNCP캠프가 들어서고 심각했던 IS사태 역시 슬기롭게 지나온 것처럼, 이번 코로나 사태 역시 우리 임직원들이 하나되어 잘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격려했다.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는 390여명의 직원이 근무중이다. 인근 이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웃돌고 이라크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이라크는 한국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한국 직원들이 나올 수도 들어갈 수도 없는 상태다. 더군다나 연초 이란의 미국 이라크 기지 보복 공습 등으로 불안감을 겪었건 터다.
최 대표 또한 이라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보니 이러한 점을 공감했다. 그는 "내 나라 내 집에서도 출퇴근을 하면서 힘든 상황에서, 가장 힘든 분들은 이역만리 타국의 숙소와 현장만을 오가며 생활하는 이라크 임직원 여러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정기 휴가는 현장 생활의 가장 큰 활력소라는 사실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더욱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해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보통 4개월에 한번씩 휴가를 나오곤 한다. 하지만 연초 미국-이란간의 공습과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이 한국으로 나오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한국의 가족들도 이라크 현지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직원들의 안전을 기원하고 있다.실제 이라크 현장에서 직원들은 숙소와 현장 외에 외출을 최소화하고, 개인 위생과 건강관리에 유의하고 있다. 이처럼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BNCP 현장은 공사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 대표는 이러한 직원들의 마음을 편지를 통해 대변했다. 그는 "지난 IS사태에도 우리 임직원들은 하나되어 서로를 격려하며 담담히 주어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며 "저 역시 그곳에서 여러분과 함께 생활했기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남다르다"라고 전했다.
한국에서의 역할을 다할 것도 다짐했다. 최 대표는 "이라크 현장의 선배이자 동료로서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마음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구 반대편 현장에서 마음고생이 많으신 임직원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저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현장으로 달려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편지를 갈음했다.비스야마 신도시 공사(BNCP)는 한화건설이 바그다드(이라크 수도) 동남쪽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0만 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부지가 여의도 6배 면적(18.3㎢,약 550만평) 크기이며 예상 거주 인원 60만명에 달한다. 총 계약금액이 101억 달러에 달하는 등 한국 건설회사가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다.
비스마야 신도시는 이라크 최초, 최대 규모의 신도시 개발 사업이자, 국가 재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8개 타운, 59개 블록, 834개동, 10만80가구의 초대형 신도시가 완성된다.한편 외교부는 이라크에 입국 금지 철회를 요청한 상태다. 강경화 장관은 “우리 기업인들이 이라크 재건 사업에 참여해 이라크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니 기업인들에 대한 입국 금지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