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디자이너 석정혜 분크 대표, 셔츠로 '대박'

유튜브 채널 인기 발판으로
가죽소품 이어 의류시장 도전
핸드백 브랜드 분크에서 나온 여성용 셔츠 1000여 장이 판매 30분 만에 품절되는 등 인기다. 디자이너인 석정혜 분크 대표가 가방, 지갑, 구두, 캐시미어 머플러를 잇달아 히트시킨 데 이어 여성복에도 도전장을 냈다.

석 대표가 지난달 처음 내놓은 분크 셔츠는 소매를 풍성하게 만들거나 허리 아래에 주름을 넣는 등 기성복과 다르게 디자인했다. ‘띠어리’ 등 명품 브랜드 셔츠를 제작하는 미국 공장에서 전 제품을 생산해 들여왔다.가장 먼저 출시한 ‘버드 퍼프 셔츠’(사진)는 팔뚝 아래 부분을 풍성하게 만든 셔츠로, 21만원대인데도 출시하자마자 10여 분 만에 품절됐다. 현재 재생산에 들어갔다. 최근 선보인 ‘플로렐라 콤비 패턴 셔츠’ ‘올라 플리츠 셔츠’ ‘허밍 프릴 셔츠’ 등도 모두 출시 당일 다 팔렸다. 주름치마를 입은 것 같은 디자인의 올라 플리츠 셔츠, 꽃무늬가 들어간 플로렐라 콤비 패턴 셔츠를 비롯해 4종의 셔츠 1000여 장이 판매 30분 만에 매진된 것이다.

가방 브랜드인 분크가 여성 의류를 선보인 것은 석 대표의 패션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고 그의 코디 팁을 공유하는 유튜브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석 대표가 분크 핸드백을 들고 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옷, 구두는 어느 브랜드인가요?”를 묻는 댓글이 수십 개씩 달린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4만 명에 달한다. 지난겨울 분크에서 출시한 가죽장갑과 벨트, 캐시미어 스카프가 하루가 안 돼 다 팔린 것도 평소 석 대표의 패션을 눈여겨본 팔로어들이 몰려든 덕분이었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석 대표의 유튜브 채널 ‘SEOK TV’는 현재 1만5000여 명이 구독하고 있다.

핸드백업계에서는 2018년 시작한 신생 브랜드 분크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핸드백 브랜드가 고전하는 이때 온라인에 기반을 둔 브랜드 중 백화점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에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는 핸드백은 분크가 유일하다. 지난해 분크는 100억원 매출을 돌파했고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석 대표는 “분명한 브랜드 콘셉트와 디자인 방향, 다채로운 색감 등이 분크의 강점”이라며 “분크의 콘셉트에 맞는 제품군을 프로젝트식으로 하나씩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