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강재헌 < 성균관대 의대·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지난 1월 19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처음 확인된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유행 국가들과 달리 짧은 시간에 많은 진단검사를 하는 방식으로 확산을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공개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진단시약을 3주 만에 개발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자동차에 탄 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동원해 검사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역학조사에서도 카드 사용 내역, 휴대폰 위치 추적, 폐쇄회로TV(CCTV) 등을 활용해 확진자의 감염원과 전파 경로를 밝혀 2, 3차 감염을 막는다.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알려주는 앱이 개발됐으며 주거지에 확진자가 나오면 긴급재난문자로 신속히 공지한다. ‘자가진단 앱’을 활용해 특별입국절차를 거치는 사람을 대상으로 매일 1회 증상 발현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한 상담과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이 개발돼 자가격리자에게 자가진단법과 생활수칙을 알려주고 전담 공무원의 자가격리자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진을 보호하고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살균로봇, 발열감지로봇, 운송로봇도 투입하고 있다. 음압병실에서 사용하는 살균로봇은 상시 운영이 가능하다. 로봇 팔이 이동하면서 손이 닿지 않는 바이러스 사각지대까지 살균·소독한다. 발열감지로봇은 병원 출입구, 로비 등에서 일반 내원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운송로봇은 의료진과 확진자가 사용한 의복, 의료폐기물, 의약품 등을 운송하는 데 활용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공중 방역 작업에는 드론을 투입하며, 열감지시스템은 많은 인원이 출입하는 건물 입구에서 발열자를 찾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AI를 이용한 머신러닝을 통해 분자 구조 데이터를 의학정보와 연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 조만간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공중보건학적 문제다. 그동안 개발돼온 각종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이용해 세계가 이 어려움에서 속히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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