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강남 집값', 5억 내린 급매까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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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억 찍었던 잠실 리센츠, 최근엔 16억 거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고가주택에 대한 부동산 거래 신고가 대폭 강화되면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값이 급락하고 있다. 송파나 서초구에선 호가가 최대 5억원까지 빠진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이다.
반포리체도 2.6억~5억원 가량 내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8층)이 1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의 물건이 21억원(11층)에 거래됐지만, 석달 새 5억원이 떨어졌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라 불리며 리센츠와 잠실 아파트 삼형제라고 불리는 중 엘스와 트리지움 역시 하락하고 있다. 이전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에서 3억원 이상 내린 가격으로 거래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초구에서도 값이 큰 폭으로 내린 단지가 나왔다.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5층)는 지난달 14일 21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같은달 24일 13층은 24억2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7층 물건이 26억8000만원에 팔린 점을 감안하면 2억6000만원에서 최고 5억원 가량 밀렸다.
강남구에선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15㎡가 역대 최고가와 비교해 3억~4억원 가량 빠졌다. 작년 말 29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24억1000만~26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에는 23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찍었으나 3개월여만에 2억원 떨어졌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도 안나오고 세금 규제 등도 강해지면서 매수자들이 구입을 부담스러워한다”며 “집을 사면 자금출처 조사도 받아야해 강남 고가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자산가들이 집을 사겠다고 잘 나서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값은 지난달 셋째주 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한 후 계속 내리고 있다. 지난주 서초구와 강남, 송파 모두 0.06% 내렸다. 민간 조사기관 통계에서도 강남 집값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 서초(-0.02%), 송파(-0.01%), 강남(-0.01%)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당분간 강남권 초고가 단지들의 매수세 위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강남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다”며 “지난해까지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기 둔화 여파까지 겹친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강남권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