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석유수요 급감 전망에 지출 삭감 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세계 석유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자 세계 최대 석유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아람코가 지출 삭감을 결정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아람코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250억∼300억 달러(약 30조2천억∼36조3천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작년(328억 달러·39조7천억원)보다 8∼24%가량 적은 수준이다.

아람코는 2019년 순이익이 3천306억9천만 리얄(약 109조4천억원)로 전년도(4천175억2천만 리얄·약 138조2천억원)보다 21%나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4월까지 석유 수요가 하루 400만 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헤지펀드 앙듀랑은 하루 감소 폭이 1천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아람코는 이런 상황에서도 주주 배당금은 작년 732억 달러(약 89조원)에서 올해 750억 달러(약 91조2천억원)로 더 늘릴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사우디 정부가 러시아 등을 상대로 사실상의 '유가 전쟁'을 선언한 지 약 1주일 만에 나왔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하루 산유량을 970만 배럴에서 1천230만 배럴로 늘려 산유 능력을 '풀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제유가는 20% 이상 폭락해 현재 배럴당 30달러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아람코 주가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실패할 것이 명백해진 이달 5일 이후 12.8% 내려 시가총액이 1400억 달러(170조2천억원)가량 감소했다.

15일 기준 주가는 28.95리얄로 작년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32리얄)보다 10% 가까이 하락했다. 한편, 공격적 증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자국이 의장국을 맡을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협력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