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똥…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0' 무기한 연기

팹리스 초청해 위탁생산 물량 수주 계기 된 파운드리 포럼
삼성전자 화성사업자 V1 라인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오는 5월 열 예정이던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0'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무기한 연기했다.

삼성전자는 15일(현지시간) 웹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5월2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 예정이던 파운드리 포럼 일정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2016년 미국을 시작으로 매년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해온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설명회로, 포럼 자체가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삼성전자가 국내외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을 초청해 삼성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관련 나노미터(nm) 단위 초미세공정, 극자외선(EUV) 공정 등 파운드리 최신 기술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그간 삼성전자는 이 행사를 통해 위탁생산 물량 수주를 상당수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1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앞으로 8주간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는 열지 말라"고 권고한 데 따라 올해 행사를 전격 연기했다.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를 뒤쫓는 삼성전자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 7nm 이하 초미세공정 제품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을 세운 삼성전자는 화성사업장에 약 6조5000억원(60억 달러)을 투자해 지난달부터 EUV 공정 전용 'V1' 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행사 연기로 이 라인을 돌릴 미국 팹리스 업체들 위탁생산 물량 수주가 보다 어려워진 셈이다.

단 올해 행사 자체를 취소한 건 아니다. 삼성전자 측은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