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주 연휴 앞두고 비상…"놀러다니다 코로나 퍼져 수백만명 죽을 수도"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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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0일부터 2주간 새해 연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란이 2주간 연휴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연휴 동안 축제에 참가하고 여행을 다니는 이들이 많을 경우 이란 코로나19 사태가 훨씬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군부 “제발 집에 머물러 달라” 권고
전문가 “여행·외출 계속하면 수백만명 죽을 수도”
17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 국민들이 지금처럼 여행과 외출을 계속하고 위생 수칙을 무시한다면 수백만명이 죽을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란력(曆) 새해 연휴인 누르즈를 앞두고 나온 보도다. 이란력으로는 오는 20일 한 해가 시작된다. 이날부터 약 2주간이 새해 연휴다. 이란에선 통상 이 기간 국내외 여행객이 급증한다. 전날 이란 정부와 군부 등은 이란인들에 되도록 외출을 삼갈 것을 입모아 권고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범정부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누르즈 동안 모임을 최대한 삼가고 제발 집에 머물러 달라”며 “국민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도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집에 머물러 줄 것을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께 간청한다”며 이례적으로 저자세 메시지를 내놨다.
이란 정부는 누루즈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조치를 내놨다. 자국 내 종교 성지과 유명 역사 유적 곳곳을 일시 폐쇄했다. 연휴 기간 순례객이 한 곳에 모여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란 행정부는 연휴 기간 일을 쉬지 않고 코로나19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고도 발표했다.
이란 사법부는 수감자 약 8만5000명을 약 3주간 일시 출소시키기로 했다. 현지 언론은 교도소 내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보고 있다. 이란 사법부는 매년 이란력 새해 연휴에 모범수를 일시 석방하지만 이번엔 규모와 기간을 기존보다 확 늘렸다. 이전엔 4만~5만여명을 일주일간 출소시켰다. 당국은 앞서 출소 규모가 늘어난 이유로 코로나19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당뇨, 천식 등 기저 질환을 앓는 이를 우선 석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경고와 각종 조치도 별 소용이 없는 모양새다. 이란 안팎에서 이번 연휴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가 확 늘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17일 하루 '불의 축제'로 인해서만 최소 2명이 숨지고 603명이 다쳤다. 불의 축제는 새해 전야제 격으로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 모닥불을 피우고 이를 뛰어넘으며 즐기는 축제다. 새해를 앞두고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란 보건부는 이날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135명 증가해 988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란 내 일일 사망자 증가폭으로는 최대다. 확진자는 전날보다 1178명 늘어난 1만6169명으로 집계됐다. 이란의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는 중국,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