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공연장, 명품 콘텐츠 '공짜 스트리밍'
입력
수정
지면A31
서울 예술의전당·베를린필하모닉·뉴욕 메트 오페라단…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객의 발길이 끊긴 공연장들이 콘텐츠 영상 스트리밍으로 눈을 돌리면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은 공연장들은 무관중 공연 생중계는 물론 과거 공연 인기 동영상까지 대거 방출하며 관객의 ‘문화 갈증’ 달래기에 나섰다.
코로나 여파 '문화 갈증' 달래려
공연 영상 온라인 서비스 강화
예술의전당, '싹 온 스크린' 7편
연극 '페리클레스', 발레 '심청' 등
20~27일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
서울 예술의전당은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 공연 영상을 유튜브로 중계한다고 18일 발표했다. 20일 연극 ‘보물섬’을 시작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21일), ‘노부스 콰르텟’ 공연(24일),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25일)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신세계로부터’(27일), 연극 ‘인형의 집’(26일)과 ‘페리클레스’(27일) 등 싹 온 스크린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공연 일곱 편을 준비했다. 이들 작품은 평일 오후 3시와 8시, 토요일 오후 1시와 3시부터 예술의전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싹 온 스크린은 예술의전당에서 2013년부터 펼친 공연예술 영상화 프로젝트다.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공연 중 선별해 고화질·고음질의 영상물로 제작, 한 편의 영화처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싹 온 스크린을 지역의 소규모 문화시설 또는 영화관에서 상영한 적은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으로 송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모바일과 PC 등으로 어디서나 공연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하고 극장을 닫는 조치를 취한 세계적인 공연장들도 무료 온라인 서비스를 대폭 늘려 전 세계 관객의 갈증을 달래고 있다. 현지와의 시차만 잘 챙기면 어디에서나 편하게 평소 보고 싶었던 수준 높은 공연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사이먼 래틀 지휘로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펼친 베를린필은 그동안 유료(한 달 14.9유로)였던 디지털콘서트홀 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이끌던 1960년대 베를린필의 연주와 다큐멘터리부터 지난해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봉을 잡은 최신 공연까지 600편가량의 동영상을 접할 수 있다. 접속 아이디에 ‘BERLINPHIL’을 입력하면 이달 31일까지 로그인이 가능하고 이후 30일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오는 31일까지 모든 공연과 리허설을 취소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은 지난 15일부터 매일 공연 한 편을 보여주는 ‘나이틀리 메트 오페라 스트림스(Nightly MET opera streams)’ 서비스를 하고 있다. 19일에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20일엔 도니체티의 ‘연대의 아가씨’가 예정돼 다. 21일엔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22일엔 차이코프스키의 ‘예브게니 오네긴’으로 이어진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30분 시작하고 이후 20시간 동안 무료로 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단도 15일부터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렸던 푸치니의 ‘토스카’(20일),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24일),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30일) 등 공연 영상을 매일 한 편씩 24시간 동안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단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28일까지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21일엔 발레 ‘보석’을 보여준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