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5월 30일로 한 달 연기

4월 30일 광화문 봉축등 접등·전국 사찰서 한 달간 기도정진
원행스님 "독화살 어디서 왔는지보다 죽어가는 사람 살리는 게 중요"
오는 4월 말로 예정된 불기 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가 한 달 뒤로 연기됐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불교태고종 등 30개 불교 종단으로 구성된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월 30일로 예정했던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5월 3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또 "4월 25일 예정했던 '연등회'도 5월 23일로 변경한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4월 30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전국 사찰 1만5천여곳에서는 '코로나 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한 달 기도가 시작된다.

모든 불교도가 기도를 통해 국난 극복을 위한 마음을 모은다.

이어 5월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와 전국 사찰에서 열리는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는 한 달 기도로 닦은 공덕을 다른 중생들에게 돌리는 회향(回向)에 나선다.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유례없는 코로나 19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나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부처님오신날'은 매년 지혜와 자비의 등을 밝혀 온 오래된 우리 고유의 명절"이라며 "'연등회'는 천년을 이어오며 오늘날 세계적 축제로 자리 잡은 무형문화재이자 올해 12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국가적 위기상황에 처해 그 아픔을 국민과 함께하고, 치유와 극복에 매진하고자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일정을 5월로 변경해 치를 것을 고심 끝에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앞서 열린 봉축점등식은 4월 30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다.봉축등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난을 극복하자는 뜻을 담아 '황룡사 9층탑'을 본떠 만들었다.

어울림 마당과 연등행렬은 5월 23일 동국대 대운동장과 종로 일대에서 진행된다.

행사는 코로나 19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축제형식을 지양하고 국난 극복을 위한 희망 메시지가 부각된다.

같은 달 24일에는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일대에서 '전통문화마당' 행사가 열린다.

행사장에는 모금과 나눔을 위한 부스가 별도 운영될 예정이다.

원행스님은 "부처님께서는 '독(毒)화살의 비유'를 들어 화살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누가 쏘았는지를 논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독 묻은 화살을 맞아 곧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강조했다.이어 "어려운 시기를 맞아 힘든 결단을 함께 해 주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과 이러한 결정을 흔쾌히 수락해 주신 종정예하와 원로의장스님을 비롯한 모든 스님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