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 제한하는 유럽…코로나 여파에 사용량 폭증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하자 동영상과 게임 등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자가격리와 재택근무에 따라 동영상과 화상통화 등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서도 사용량 폭증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잇따라 다운되고 있다.

유럽연합(EU) 관련 전문매체인 유랙티브닷컴은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방송통신규제당국(RTR)이 각 통신사에 비디오 스트리밍 등 특정 온라인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유랙티브닷컴은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와 자가격리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인프라에 대한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재택근무가 시행되면서 화상회의가 늘어난데다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와 온라인게임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동통신사에 ‘비상시 정부 사이트 등 공공분야 서비스는 기존 속도를 유지하되, 온라인 스트리밍 등은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스위스 정부는 잇단 네트워크 장애를 막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인터넷 서비스 접속을 제한하거나 전면 차단할 계획이다. 스위스 최대 이동통신사인 스위스콤에 따르면 최근 전화 및 인터넷 사용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세 배 이상 늘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서도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인터넷 서비스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국에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외출자제를 강력 권고한 다음날인 지난 17일 오전 한때 보다폰, O2, EE 등 영국 주요 이동통신사의 인터넷 네트워크에 일제히 다운됐다. 스페인에선 온라인 스트리밍에 걸리는 시간이 평소 대비 4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영 BBC는 “인터넷 서비스뿐 아니라 음성통화 사용량도 급증하면서 전화통화조차 끊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재택근무를 위한 화상회의나 업무 이메일 전송 등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저녁 피크타임인 오후 6~8시 인터넷 사용량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BBC는 “유럽 이동통신사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네크워크를 정상 유지하기 위한 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