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푸저우항, 코로나에 선박 입항 제한…세계 무역망 경색 우려 ↑

푸저우항, 한미일 등 9개국 선박 입항 제한
아시아發 화물선 무역 타격 불가피
"화물선 가용성 낮춰 세계 물동 여력 경색 우려"
중국 동부 푸저우항 관리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로 무역용 선박 입항 제한을 걸었다. 이로 인해 무역용 선박과 컨테이너 이동이 경색되면서 곡물 목재 향신료 등 각 분야 글로벌 무역망이 줄줄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 여럿을 인용해 푸저우항 당국이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싱가포르, 이란 등 9개국에서 온 선박에 대해 14일간 의무 검역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14일간 각국에서 화물이 출발한 시점부터 셀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가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 무역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까지 항해하는 데에 일주일 이하 기간이 걸리므로 사실상 남은 기간 해상에 격리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아시아발 선박 뿐 아니라 당초 이동 기간이 오래 걸리는 미국이나 유럽발 화물선도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 바로 중국으로 직항하는 경우보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중간 기착지를 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출발한지 14일이 지났더라도 싱가포르를 들렀다면 그 시점부터 다시 14일간 푸저우항에 입항할 수 없다.

이번 조치로 세계 무역망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푸저우항이 화물선을 묶어두면 그만큼 각 무역 주체가 컨테이너와 선박 등을 운용할 여력이 떨어져서다. 세계해운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푸저우항은 세계에서 47번째로 무역량이 많은 항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유럽에선 함부르크, 로테르담, 앤트워프 등 주요 항구에서 화물 컨테이너 가용성이 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미국에서도 롱비치, 로스앤젤레스(LA) 항구도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해운업계에선 광저우, 상하이, 텐진 등 주요 화물 항구도 같은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퍼지고 있다.

캐나다 곡물수출업계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선박이 외국 항해를 일부 취소하고, 이번 검역 강화 조치도 내놓으면서 수백만 톤 규모 물동 여력이 경색됐다”며 “지금도 이미 곡물 수출용 선적 컨테이너가 부족해 수출이 수개월 지연됐는데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