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피해에 따른 '제2차 청춘반환소송' 檢 본격 수사 착수

대검 18일 안양지청에 배당…신천지 수사 주도권 쥔 수원지검
서울시 고발 건은 자료·법리 부실로 서울중앙지검 속도 못내
“가출·이혼 등 강요에 포교 동원…잃어버린 젊음 돌려달라"
신천지로부터 젊은시절 가출·이혼을 강요당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며 제기된 '제2차 청춘반환소송'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폐쇄된 경기도 과천 신천지 시설. /연합뉴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18일 이 사건을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배당했다. 신천지를 탈퇴한 신도 4명과 신천지에 빠져 가출한 딸을 둔 아버지 2명이 지난 12일 신천지교 이만희 교주를 사기, 특수공갈, 노동력착취 유인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신천지 본부가 있는 경기 과천 관할청이다. 안양지청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이만희와 '내연녀'로 알려진 김남희 등을 상대로 횡령,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맡고 있다.따라서 검찰의 신천지 수사는 수원지검에서 이만희와 신천지 간부에 대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고발건(지난 2월27일), 횡령·배임혐의 고발건(지난 5일) 등 2건을 진행하고, 안양지청에서 나머지 2건을 맡게 됐다. 신천지 관련 수사를 수원지검과 산하 지청이 주도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수원지검은 이만희 등의 횡령 배임 의혹과 관련해 지난 18일 고발인 조사를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1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상해혐의를 적용해 이만희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건은 3주째 고발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해 증거물과 법리가 비교적 단순하고 명확한 수원지검 고발 사건에 비해 서울중앙지검 고발사건은 아직 서울시가 관련 자료도 제대로 내지 못한데다 법리도 불명확해 수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피연은 2018년 12월 국내 첫 ‘청춘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신천지가 헌금뿐 아니라 봉사나 강제 집회 참석 등으로 젊은 시절을 빼앗은 만큼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지난 1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민사1단독 재판부는 피고 신천지 측이 원고 측 피해자 일부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제2차 청춘반환 소송’ 역시 같은 맥락으로 전피연이 주도해 진행되고 있다. 전피연측은 “교주 이만희는 자신을 믿으면 죽지 않는다고 거짓 교리를 가르치면서, 고소인들이 신천지 포교활동에 강제로 참여토록 하고, 거액의 헌금을 강요해 재산상 이득을 편취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부분 30~40대 여성인 피해자들에 대해 신천지가 학업과 직장을 포기시키고, 가출해 전도하도록 한 행위 등은 모두 사기에 해당된다”며 이들의 재산상 손해가 4억3600만원에 달한다고 고소·고발장에 적시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