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로 띄워 붙인다고?…아이언으로 굴리는 게 상책"

한·미·일 3국 투어 챔프 김영의 달콤한 골프
(50) 슬기로운 시즌맞이 - '역발상' 포대그린 어프로치

짧은 거리 웨지 어프로치는
같은 거리라도 스윙크기 커져
뒤땅·토핑 등 미스 샷 확률↑
그린 주변 경사면 어프로치는 미들아이언으로 간결하게 굴리는 게 유리하다. 스윙이 작고(사진①), 폴로스루가 짧아(사진②) 정확도가 높아진다. 웨지를 고집하면 스윙이 크고(사진③), 피니시가 불안정(사진④)해지는 단점을 감수해야 한다. 포천힐스CC=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유튜브 동영상 등 SNS 레슨이 요즘 핫하죠. 알고 싶은 해법을 백화점 물건 고르듯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자기 실력에 맞는 기술을 콕 찍어 공짜로 소비할 수 있으니 골퍼들이 몰리는 건 당연한 듯싶습니다. ‘SNS 교습 시장’이 만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네요. 스크린골프가 국내 골퍼들의 평균 타수를 4~5타 줄여줬다는 분석이 있는 것처럼, SNS 레슨이 언젠가는 비슷한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미디어와 정보기술(IT) 발달로 골프를 좀 더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게 됐지만 실전 기술에선 진화가 사뭇 더딘 부분이 있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중 하나가 그린 주변 어프로치입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골퍼들이 여전히 힘들어하는 걸 보면 말이죠.해법은 간단합니다. 클럽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겁니다. 그린 주변 ‘포대그린 어프로치’ 상황이라면 활용 가치는 훨씬 높아집니다. 저는 투어를 뛸 때 9번부터 6번까지 아이언을 상황에 따라 바꿔가며 활용하곤 했습니다.

일단 로프트 각이 큰 샌드웨지나 로브웨지로 해결하려면 단점을 감수해야 합니다. 같은 거리를 보내더라도 미들아이언과 롱아이언보다 스윙 크기가 커 리스크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사가 조금 가파른 포대그린에서는 자연스럽게 뒤땅과 토핑 등의 실수가 잦아집니다. 균형을 잡기 힘들어서죠. 웨지 연습량이 부족한 주말 골퍼는 거리를 맞추기는커녕 임팩트를 제대로 만들기도 힘들 겁니다.웨지로 친 공은 스핀양도 많고 양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린에 떨어진 뒤 한참 더 굴러가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냥 서버리기도 하고요. 또 탄도가 높아 바람이 조금이라도 센 날이면 방향과 거리 모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둥그런 그린 둔덕에 공을 떨어뜨리면 어디로 튈지 감을 잡기도 힘들고요. 그린 주변 경사면에서 웨지를 어드레스하면 클럽페이스가 뒤로 더 눕기 때문에 생각보다 거리가 짧은 경우도 흔합니다. 56도로 쳐도 60도 이상의 웨지로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깁니다.

반면 6번, 7번, 8번 같은 아이언은 작은 스윙으로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거리를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바람과 그린 굴곡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웨지 어프로치보다 적고요.

25m 거리를 남긴 포대그린 주변 어프로치를 한번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6번으로 작은 백스윙을 해 공을 굴립니다. 백스윙 크기는 7시 정도 방향(머리쪽이 12시, 다리 쪽이 6시라고 할 경우)이 되겠죠. 골퍼마다 약간씩 다르겠지만, 만약 샌드웨지로 했다면 거의 10시 가까이 꽤 큰 백스윙을 해야 할 겁니다. 경사 때문에 헤드가 뒤로 더 눕는다는 걸 감안해야겠죠.같은 상황에서 핀이 20m 떨어져 있으면 7번으로, 15m 떨어져 있으면 8번으로, 이렇게 클럽만 바꿔 거리 조절을 하라는 걸 권해드리겠습니다. 파3 골프장에서 하루 정도 날을 잡아 집중 연습해보면 의외로 힘들이지 않고 훨씬 정확한 어프로치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때론 놀라운 변화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김영 < 골프 인스트럭터·방송 해설가 >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