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세계성장률 전망치 2.5→1.3% 하향…유로존 -0.4% 역성장

3대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올해 0.1% 성장에 그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0.4%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1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3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피치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예상한 2.5%에서 1.3%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콜튼 피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모든 면에서 세계적인 경기침체 영역에 있다”며 “경기침체를 겪었던 1990년 초반과 2001년에 비해 성장세가 더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붕괴와 여행, 관광, 비즈니스 행사 등이 수개월 동안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 피치의 설명이다.피치는 주요 7개국(G7)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보다 더 광범위한 봉쇄 조치를 펼친다면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피치는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미국이나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전면 봉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잇단 입국금지 조치와 프랑스와 독일 등의 봉쇄조치는 이번 전망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피치는 미국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1.0%포인트 낮아진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은 마이너스 0.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에 따르면 유로존 회원국 중 이탈리아는 -2%, 스페인은 -0.1% 감소가 예상된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종전 6.1%에서 3.7%로 하향 조정됐다.

피치는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도 종전 배럴당 62.5달러에서 41.0달러로 낮췄다. 피치는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OPEC플러스)의 협력이 붕괴되면서 내년 국제유가도 배럴당 48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