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미 통화스와프 곧 계약서 작성…체결 즉시 달러 공급"

"금융시장 불안 완화 기여할 것"
"금융위기보다 상황 엄중, 모든 수단 고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한경DB.
"이번에 체결된 한국과 미국와 통화스와프 체결은 그 어느 때보다 신속히 진행됐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의 달러 부족 완화를 위해 양국이 적극 나섰으며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신속한 결정에 대해 감사를 표의하고 싶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인해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전날 한국은행은 Fed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통화스와프는 말 그대로 통화를 교환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것은 시중에 달러화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으로 조달한 달러를 곧바로 시중에 풀어 달러 부족 현상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현재 미국과 합의한 것은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이라며 "여러 조건과 법적인 부분을 고려해 곧바로 계약서 작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서가 작성되는 즉시 시장에 달러화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그러면서 "통화스와프 계약기간을 최소 6개월로 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통화스와프 계약은 1년3개월 가량 이어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계약 체결 과정에서 미국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실무적인 협의도 빠르게 진행됐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워낙 높아지니 기축통화 기능이 제약되고 있다는 판단 하에 미국이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파월 의장과는 같은 국제결제은행(BIS) 멤버이다보니 수시로 한국 금융시장 상황 및 경제적인 영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이 점이 계약을 협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이 총재는 일본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도 의미는 있다"며 "외환시장 안전판 강화 차원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금융협력 차원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시작된 지금의 상황은 금융위기보다 더 엄중하다고 본다"며 "한국은행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