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8명 다치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파손 잇따라…산불 23건

울산 대형산불 이틀째 진화 중…소방청 "오전 8시 현재 75% 진화"
전국에 강풍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 19일부터 심한 바람으로 8명이 다쳤다. 또 전국에서 산불 23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울산 울주군의 대형 산불은 이틀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행정안전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강풍 영향으로 부상한 인원은 경기 5명, 강원 2명, 대구 1명 등 모두 8명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돌풍에 날린 물체 등에 맞아 다친 경상자로 파악됐다.

전날 오후 6시 12분께 대구 서구 비산동에서는 강풍에 깨진 건물 유리창 파편에 A씨(43·남)가 맞아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았다.

같은 날 오후 5시 28분께는 강원 영월군 남면에서 강풍에 비닐하우스가 날아가면서 안에서 작업하던 주민 B씨(77·여)가 파이프에 이마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밖에 전날 오후 1시 44분께 동해시 송정동의 한 주택 지붕이 수십m 밖으로 날아가 근처 밭에서 작업 중이던 C씨(81·남)가 이마를 맞아 다치는 등 부상자가 잇따랐다.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경북 지역에서 비닐하우스 23동(1.3㏊), 충북에서도 6동(1.0㏊)이 날아가거나 무너지는 등 전국에서 비닐하우스 29동(2.3㏊)이 강풍 피해를 봤다. 강원·경남·인천·충북 지역에서 지붕 파손 사례 5건이 보고됐고 부산 지역 등지에서 건물 외벽이 바람에 떨어져 나간 사례도 4건이 있었다.

강원 지역 등에서 차량 21대가 파손됐으며 인천 서구의 한 공사장에서는 타워크레인 1대가 쓰러졌다.
건조한 날씨 속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도 발생했다.

행안부는 19일 하루 울산·서울·경기·강원·경북·전주·전남 등에서 모두 23건의 산불이 났다고 집계했다.

이 가운데 22건은 진화됐으나 전날 오후 1시51분 울산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크게 번져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산불 진화에 투입된 민간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2명 중 1명이 구조되고 1명이 실종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산림·소방 당국은 이 산불로 100㏊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림청장이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으며 소방청에서도 대응 1∼3단계 가운데 2단계를 발령하고 산불 확대를 막고 있다.

지자체 공무원과 소방·경찰 등 인력 2천262명과 장비 27대가 야간 진화작업을 벌였고 이날 날이 밝은 뒤부터는 인력 2천500여명과 헬기 20대, 소방차 96대 등을 투입해 다시 본격적인 진화에 나섰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8시 현재 약 75%가 진화됐다"며 "5곳에 방화선을 구축했고, 5곳에 이재민 대피소를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강풍 특보가 해제되면서 항공기·여객선 운항 통제는 대부분 풀렸다.

전날 김포·제주·울산·여수 공항 등에서 항공기 10편이 결항했으나 현재는 모두 운항을 재개했다.

여객선도 인천∼백령 등 한때 68개 항로 84척의 발이 묶였다가 현재는 포항∼울릉 항로 2척을 제외하고 정상 운항 중이다. 국립공원은 북한산국립공원 1곳 5개 탐방로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