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 "코로나 방역 돕겠다"…北, 도발 다음날 '친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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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美대선 전 달래기 차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돕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을 감행한 다음날인 22일 이 사실을 담화로 발표했다. 코로나19 방역 협조로 미·북 간 대화 분위기가 다시 조성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양측 간 의견 차가 워낙 커 당분간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美·北 대화 재개 기대감 있지만
양측 이견 커 분위기 반전 힘들 듯
트럼프, 1월 이어 또 대북 ‘친서외교’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공개된 건 올 들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 축하 친서를 북한에 전달했다. 이번에도 친서를 통해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 사실을 확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각국 지도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 중 하나”라며 “김정은과 계속 소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에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언제 친서를 보냈는진 밝히지 않았다. 친서 내용과 김정은 측 반응은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김여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조·미(북·미)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설명했다”며 “바이러스 방역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밝혔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친서는 김 위원장과의 특별하고도 굳건한 친분을 잘 보여주는 실례”라며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한 친서에 사의를 표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 “교착 국면 돌파 아직 힘들어”
전문가들은 이번 친서 전달 시점이 다소 뜬금없어 보인다고 지적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현시점에서 원하는 목표는 확실히 드러났다”고 입을 모았다. 연임을 목표로 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 도발이란 돌출 변수를 바라지 않고, 북한은 코로나19 관련 지원과 대북 제재 해제를 원한다는 것이다.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겉으로 보면 부드러운 친서 외교 같지만 사실상 미국과 북한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의 무력 도발 수위가 더 높아지기 전에 초기부터 진정시키고자 하고, 북한은 제재를 풀지 않는 한 저강도 도발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친서 전달은 마치 어린 아이를 달래고 싶어 하는 듯한 모양새”라며 “코로나19가 세계를 뒤덮은 가운데 현시점에서 트럼프의 친서 하나로 교착 국면이 전환되리라고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김여정도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로 미·북 관계의 개선을 기대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여정은 “조·미 사이의 관계와 그 발전은 두 수뇌(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의 개인적 친분을 놓고 섣불리 평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로 줄달음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